• 피부가 벗겨졌다. 아직 끝트머리가 남아있어 떼지않고 그대로 붙이고 지냈다. 하지만 물에 닿을때마다 쓰라렸다. 나는 나의 실수를 알리고싶지않아 약을 구하는 일도 하지않았다. 그리고 몇일. 떨어진 피부 안쪽이 붉게, 물기없이 자리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제 벗겨진 피부는 쓸모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2025년 09월 20일

  • : re

    그와은 연인이 아니지만 연인같이 비슷한 일을 했다. 지금 떠올려보면 우정의 단면과 연정의 단면은 일정부분 맞닿아있을 것이다. 그것을 분류하는 소리는 다르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애초에 사람과의 감정이 슬라이스된 치즈처럼 딱딱 구분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쓰임에 따라 들어가는 냄비가 다르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난 그렇게 구분이 분명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것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도.

    2025년 09월 20일

  • : re

    가족의 향기를 맡는 일은 일상적인 일일까? 연인의 부분을 쓰다듬는 일은? 하지않았던 것들일수록 나의 평범에서 저울질을 한다. 별개로 그러한 마음이 드는 것도 제 자신이었다.

    2025년 09월 20일

  • : re

    불이라도 난 듯이 벽이 새까맸다. 그을림일까 더러움일까, 어느쪽이든 가능성을 느꼈다. 문을 열고 간 그곳에는 새까만 것이 있었다. 탄 냄새와 오므라든 끝부분들, 이것의 색깔은 그을림일것이다. 어둡고, 어두워서 나는 그것을 손으로 만지고 싶었다. 하지만 만지는 순간 돌이킬 수 없지 않을까, 재수를 떠나서 인생전반을 돌이킬수없어질지 모른다는 감각이 몸을 감쌌다. 아직도 그때의 미끌거리는 감촉을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뜻한 공기를 몇번이고 되내이기 때문이다.

    가장 보고 싶었던 것은 어딘가 먼 곳이 아닌 그 문 안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렇다. 나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언제나 가지던 동경이 나이를 먹을수록 흥미가 되어버린다. 취미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2025년 09월 20일